프롤로그 : 캘리그라피란 무엇인가?

캘리그라피(Calligraphy)는 아름다움을 뜻하는 ‘Calli’와 표현기법, 방법을 뜻하는 ‘graphy’의 합성어로 글씨나 글자를 아름답게 쓰는 기술, 아름다운 서체를 의미한다. 캘리그라피는 서예를 기본으로 하지만 캘리그라피 작업을 할 때의 도구는 붓, 펜, 나무젓가락, 면봉 등 표현할 수 있는 요소는 굉장히 다양하고 무궁무진하다. 소재와 도구의 구분 없이 다양한 작업이 가능한 캘리그라피는 최근 간판이나 책표지, 영화나 드라마 타이틀, 광고, 포스터 등 여러 매체에 흔히 사용되기에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 순수 창작 작가나 캘리그라피를 이용한 작업 활동을 하는 직업을 캘리그라퍼(Calligrapher)라고 부른다. 필자 역시 캘리그라퍼로서 캘리그라피로 도대체 어떤 일을 해서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의뢰를 받아 작업했던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나는 왜 이 명함을 만들게 되었는가?

필자는 8년 동안 다녔던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017년에 퇴사 후 ‘따스함을 담다’라는 출판사 등록을 하고 1인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위워크라는 공용오피스에 입주해 있다 보니 대표 vs 대표로 여러 회사 대표와 만나는 사례도 많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 사업가에게 새로운 미팅과 회의, 세미나 등은 일상다반사다. 1인 기업가 혹은 회사원이라도 사람을 만나는 것은 지극히 일상적인 일이고, 사람을 만나는 일이 주된 업무이기도 한 사람에게 명함은 나를 대변하는 얼굴이다.

한 예로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자신을 소개하며 명함을 내민다면 소속감과 신뢰감을 주며, 일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인상을 남긴다. 실제로 필요한 업무가 있을 때 다수는 명함을 보고 담당자를 찾아 연락을 취하기 때문이다. 명함은 그만큼 중요한 부분이기에 캘리그라퍼로서 직접 글씨를 쓴 명함을 디자인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는 일반적인 회사의 똑같은 명함으로 하여금 상대방이 나를 기억하게 한다는 건 쉽지 않으며, 수많은 명함 속에 쌓여가는 한낱 종이로 남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쉬운 무언가가 이런 특별한 명함을 만들게 했다.

똑같은 명함은 No! 나의 색을 담은 특별한 명함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 했던가. 백 번 듣는 것보다 필자가 만든 명함을 예를 들어 설명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차별화된 명함을 만들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 명함 컨셉 잡기

가장 먼저 어떠한 방식으로 나를 표현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수행할 작업은 첫째, 나를 가만히 살펴 보는 것이다. 나를 브랜딩하고 알릴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인지를 연구해 보는 것이다. 무엇이든 손으로 적는 걸 좋아하는 필자는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노트에 주욱 적어 보았다. 그렇게 생각한 것을 토대로 어떤 컨셉으로 만들면 좋을 것인지, 내가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지 점검해 보는 것이다.

  •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 글씨 쓰는 것을 좋아한다.
  •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 감성적인 것을 좋아한다.
  • 심플한 디자인을 좋아한다.

이상으로 좋아하는 것을 주욱 나열해 보니 필자는 직접 찍은 여행 사진을 메인으로 두고 싶었다. 그리고 그 위에 손글씨 느낌의 캘리그라피가 들어간 심플한 디자인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명함의 컨셉이 잡혔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자.

2. 포토 명함에 담을 사진 셀렉

국내와 해외 여행을 떠나 사진을 찍고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일을 하는 필자에게 사진은 굉장히 많아서 어떤 사진으로 나를 표현해야 할 것인지 고민이 많았다. 기존에 노르웨이 여행 사진에 캘리그라피 작업을 한 사진전을 열었던 적이 있었는데 오랫동안 머릿속에 맴도는 의견이 있었다.

“아름다운 해외 사진도 멋지지만, 흔히 갈 수 없는 곳이라 아쉬워요. 쉽게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국내 여행 사진에도 이렇게 캘리그라피 작업을 많이 해 주시면 좋겠어요.”

지인들에게 여행 사진을 보여 주면 이렇게 국내 여행지에도 관심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하여 선택하게 된 명함의 사진은 강원도 속초 울산바위 은하수 사진이다.

산과 바다, 하늘 그리고 별.
늘 자연을 동경하는 필자는 작년 봄에 미시령 옛고개로 은하수 촬영을 떠났고, 총총 쏟아지는 별을 눈과 마음에 담았다. 육안으로도 보이는 은하수 사진을 본 지인들은 촬영지가 정말 한국이 맞냐고 반문하는 이도 더러 있을 정도였다. 밤을 꼬박 새워 촬영을 한 사진이기에 촬영자로서의 보람과 애정이 담긴 사진이다. 이렇게 나를 표현하는 사진 선택도 끝이 났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좋다.

자, 이렇게 만들어진 명함에 나를 알리는 정보를 입력한다.

3. 선정된 사진에 캘리그라피 얹기

필자가 노르웨이를 여행하면서 지은 여행 에세이 가제목이다.
추후 책이 출간되면 알리기도 하고, 좋아하는 글귀를 캘리그라피로 넣고 싶었기에 붓으로 글씨를 쓰고 스캔을 받아 그래픽 작업을 거쳐 하나의 파일로 만든다. 또한 요녕석에 이름을 새겨 넣은 전각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이제 사진에 글씨 파일을 얹어 명함의 한 면을 장식한다.

자, 이렇게 만들어진 명함에 나를 알리는 정보를 입력한다.

블로그에서 워터마크로 사용하고 있는 폰트를 입력하고
각종 정보를 입력한다. 이 서체는 판본체를 기본으로 하여 귀여우면서도 맑고 깨끗한 느낌이 나도록 획의 변형을 주었으며, 획을 그을 때도 서예의 기본을 담아서 작업하여 각종 타이틀에도 적합한 느낌의 서체다.

성명/영문명/이메일/전화번호/팩스/SNS

일련의 내용을 입력 후 이제 폰트를 살펴본다.

‘나는 1인기업가다’ 모임을 통해 알게된 산돌구름 김병오 PD님의 서체 지원을 받아 폰트를 사용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다양한 서체 중 ‘디자인 하우스’가 나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서체를 선택하고 편집한다.

명함 편집이 끝나고 인쇄 업체에 맡기는 일까지 진행이 되면 명함 디자인 작업은 끝이난다.
‘청춘명함’이라는 1인 기업 대표님에게 의뢰하여 결국 예쁜 디자인의 명함을 얻게 되었다. 이제 각종 비즈니스나 지인 모임이 있을 때 나를 대변할 명함을 나누고 있다.

“저는 윤재선입니다. 제가 직접 찍은 사진에 캘리그라피를 넣고 이름 전각도 파서 넣었어요.”

나를 소개하면서 건낸 명함을 보며
“최근 받아본 명함 중에 가장 예쁘고 색다른 것 같아요.”
이 말을 들었을 때 어찌나 뿌듯하고 보람이 느껴지던지…. 사진을 고를 때의 고심과 캘리그라피로 글씨를 쓰고 일러스트레이터 작업을 하면서 어깨가 아팠던 모든 고통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명함 포트폴리오

필자의 명함을 사례로 명함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소개했는데 이번엔 필자가 작업한 명함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서체는 궁서체에서 변형을 준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의 서체, 흘림체에서 변형을 준 부드러운 느낌의 서체, 귀여운 느낌의 서체 등으로 가독성과 주목성에 초점을 맞추어 작업했으며, 회사의 대표가 의뢰 시 요청한 부분을 최대한 수렴했다. 전체적으로 최대한 심플하게 작업하려 한다. 또한,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경우는 해당 작가의 그림을 명함에 넣기도 했으며, 책을 출간한 작가는 표지 이미지를 넣어 홍보할 수 있도록 제작하였다.
이제 이렇게 제작된 캘리그라피 명함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각 분야의 업무에서 모두가 건승하기를 빈다.

아래의 포트폴리오는 본인의 동의를 구한 명함이며,
전화번호는 임의로 변경이 되었다.
명함을 매거진에 게재할 수 있게 허락해 주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일반적인 명함이 전반적이긴 하지만,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글귀, 혹은 이름 석 자라도 캘리그라피가 담긴 나만의 명함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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