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나와서 장사를 시작하려고 했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어떤 업종이 좋을까 찾느라 여기저기 물색했는데, 마침 찜닭과 해물떡찜이 유행할때였다. 본사는 강남에 있는 외식업체다. 10년전에 안동찜닭과 해물떡찜이 유행했고, 프랜차이즈로 그 사업을 했다. 강남에 본사가 있었는데, 사옥빌딩 지하에는 직영점을 운영중이었다. 옥상에는 직원 식당이 있어서, 이모님이 점심을 만들어주셨고, 직원들은 밥을 먹고 강남대로를 바라보며 담배를 피우고 쉬었다.

그 겉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믿음직스러워서 프랜차이즈를 잘 선택했다고 생각했다.

인테리어 공사 부터 삐걱 거렸는데, 오픈이 일주일도 안남았는데 바닥도 깔지 않았다. 인테리어 사장에게 재촉했지만, 알겠다는 답변만 있고 오지는 않았다.

브랜드가 한창 오픈을 하던 때라, 동시다발적으로 공사를 하는 것 같았다. 인테리어 회사 직원이 불쌍할 정도였는데, 밥도 못먹고 잠도 못자고 전국을 돌아다녔다.

간신히 오픈 날짜는 맞추었다. 무리하게 공사를 해서, 이게 제대로 된건가.라는 기분이었고, 아니나 다를까. 사고가 생겼다. 결과적으로는 아무일 없이 넘어갔지만, 지금 생각해도 머리털이 곤두 선다.

정신없이 오픈하고, 3개월 정도 지나자 안정적으로 돌아갔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인데, 찜닭과 해물떡찜의 소스값이 터무니없이 비쌌다. 본사는 그것이 로얄티라고 대놓고 비싸게 받았다.

찜닭에는 간장 소스가 들어가고, 해물떡찜에는 고추장 소스가 들어간다. 본사가 지정해준 소스만 사용해야 했다. 물론 그 소스는 로얄티가 들어가 있는 것이기에 매우 비싸다.(원가의 6배 정도)

비싼 소스를 곧이 곧대로 사용할 사람은 없다.

대다수 가맹점주는 본사 소스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만들어 썼다. 난 소스를 직접 만들어서 본사 것과 섞어서 사용했고, 야채도 주변 시장에서 사입해서 썼다. 훨씬 쌌기 때문이다.

그러면 본사에서 암행어사가 나온다. 영업사원이 영업을 지원해주는 것이 아니라, 감시 역할을 한다.  증거를 확보하면 며칠뒤 사진과 함께 내용증명이 날라온다.

‘가맹점주 000는 본사와의 계약을 위반했고, 본사 상품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이 경고에도 불구하고, 다시 사용하면 일금 0000000000원을 청구한다’는 내용이다.

장사 안되는 속도 모르고, 다짜고짜 냉장고문 열고 사진 찍으면 복통 터진다. 가맹점주의 성격에 따라, 영업 사원이 오면 재떨이부터 날라가고, 멱살 잡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이러다 보니 장사 보다 본사와의 계약이 더 신경 쓰였다.

본사는 돈맛을 알더니, 눈이 뒤집힌 것이다. 본사 사장은 가맹점주에서 착취한 돈으로 허리가 곧추 서더니, 햋빛을 받으면 명광개를 입은 당나라 기병처럼, 짱짱해 보였다. 후에 본사에 갔을때, 그들의 업무분장을 우연히 봤다. 사장 직속으로 법인팀이 있었는데, 이들의 역할도 명문화 되어있었다. ‘유사시 사장님 보호’

본사의 횡포가 싫어서.

간판을 내리려고 해도, 같은 업종으로 같은 자리에서, 2년간 영업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었다. 다른 점주는 어떻게 대처하는지 궁금했다.

분당의 가맹점주는 안동찜닭KIG를 안동찜닭LGI로 바꾸어서, 본사의 영향을 받지않고 영업하고 있었다. 마치 자유권을 획득한 흑인 노예같았다. 또 辛해물떡찜.을 新해물떡찜으로 바꾸는 재치도 발휘했다. 엄연한 계약위반이다. 그 방법이 궁금해서 분당까지 갔는데, 그 사장님은 이렇게 말했다.

‘그러니까 본사 간판을 내리면서, 계속 찜닭을 팔고싶은 것이지요?

제가 알지요. 그걸 가르쳐 드릴께’

라고 하면서, 1시간 가량 이야기를 해주었다. 돌아오는 차에서 내가 깨달은 것은, 도대체 그 방법이 무엇인지 여전히 모르겠다는 사실이었다. 몸통을 이야기하면서, 몸통을 말하지 않는 신비한 화법.

결국 1년만에 프랜차이즈 간판 내리고, ‘닭한마리’로 바꾸었다.

그 뒤로 트라우마 비슷한 것이 생겼는데, ‘프랜차이즈’하면 나도 모르게 눈이 치껴떠지면서 안면 근육이 파르르 떨린다. 몇년뒤 그 프랜차이즈 본사는 결국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그들의 행태를 따라하는 프랜차이즈는 여전히 많다. 요즘 나오는 카스테라, 생과일쥬스, 김밥 브랜드는 말이 많다. 영업할 시간에 점주들이 모여서 데모를 했다는 것 자체가, 본사가 비정상적인 정책을 썼다는 의미다. 은퇴자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기 때문에 프랜차이즈를 시작한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비집고 들어오는 것도 이부분이다. ‘월수 000 보장. 안정적 노후 대비. ‘

이런 수익이 가능하면, 본사가 직접 할 것이다. 그들도 위험을 가맹점주를 통해서 분산하고 싶어한다.

스노우 폭스.라는 도시락 전문집이 있는데, 대표분은 미국에서 자수성가하신 분이다. 전세계 1300여개 매장이 있고, 한국에만 7개 있다. 왜 한국에서 프랜차이즈 안하냐고 하니까, 직영하면 수익이 남지만 가맹점을 하면 자신 없다는 말이다. 자본력이 풍부하고, 브랜드력도 있음에도 가맹점 사업은 하지 않는다. 이것이 상식이다.

브랜드가 확고하다면, 왜 굳이 수익을 남과 나누려하겠는가. 스타벅스, 커피빈, 모두 직영이다. 초기 시행착오를 하더라도, 스스로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더 낫다.

프랜차이즈 보다는, 필살기.

CU, GS25는 매출에 따라서 본사에 지불하는 금액이 다른데, ‘위드미’는 매출이 얼마가 되었든 정액으로 지불한다. 점주 입장에서는 메리트가 있어서, 실제로 간판을 바꾼 사장님도 많다. 하지만 계산 해보니, 그래도 남는게 없다.

편의점 카운터 뒤에 담배가 있는 이유는, 광고비 명목으로 담배회사가 지원비를 주기 때문이다. 이 지원금까지 편의점 본사와 나누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벼룩 간을 빼먹네. 유명한 프랜차이즈일수록, 점주의 수익율이 낮다는 공통점이 있다.

취업이 어렵다보니 청년 창업이 활발한데, 개성있고 참신한 매장이 많아졌다. 사업 모델에 따라서 다음과 같이 나누어 볼수 있다. 

  • ‘골목 셰프’形 – 내공 있는 셰프들이 임대료가 싼 골목에 입지한다. 골목을 부흥시킨다. 자양동 빵집, 라몽떼.연남동, 달빛부엌. 이태원, 주바리 프로젝트.등이다.
  • ‘공방 + 워크샵’形- 일러스트나 제본, 실크스크린등 본인이 좋아하는 작업을 하면서, 워크샵으로 학생을 모집한다. 4주 과정이나, 원데이 클래스가 많다. 
  • ‘사장님 내 멋대로 취향形’ – 편집매장, 독립서점(땡스북스), 만화방, 그림책방(달달한 작당)등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에서 탈피, 컨셉과 개성으로 승부한다.

안정성을 위해서, 프랜차이즈를 선택하지만, 전혀 안전하지 못하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점을 늘리고 싶어한다. 가맹점이 늘어날수록 점주의 수익은 줄어든다. 반면 나만의 상품과 브랜드와 운영방식을 펼친다면, 일단 눈에 띄고, 눈에 띄면 자연스레 홍보가 된다. 경쟁자가 따라하기 어려우며, 따라하더라도 내 것과는 다르다. 고유성을 유지할 수 있다. 아무도 안했던 사업을 하는 것은, 안전해 보이지 않지만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하는 것보다는 안전하다. 

프랜차이즈 사업설명회 가지말고, 나에게 필요하거나, 내가 하고싶거나, 내가 가지고 싶거나, 내가 먹고싶은 사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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