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 할리스 커피가 있다. 우리 식당에서 음식을 곧잘 시켜먹었다. 직원도 많아서, 그 금액이 꽤 되었다. 그러다가 2018년 1월1일부터 발길이 끊긴걸다. 전까지는 식대를 받아왔는데, 최저시급이 오르면서 사장은 식대를 시급에 녹였다. 식대라는 명목으로는 부담없이 사먹었지만, 내 돈이 되어버리니까 부담이 되는거다.

월급이 오르면 소비도 늘 것이라고 했는데 예상치 못한 현상이다. 오히려 햄버거, 분식, 삼겹살, 서민을 대상으로 하는 물가가 일제히 급등했고, 일자리의 최후 보루 서비스업종의 일자리도 줄었다. 이로인한 사회적 비용은 생각보다 크다. 일자리가 줄어드니까, 실업급여 지급율도 역대 최고다. 내년부터는 실업급여 금액과 그 기간이 늘어나서, 전체 금액은 예상치를 훨씬 웃돌 것이다.

이런 재원을 결국 나같은 자영업자와 사업자에게서 얻어내야 하는데, 정부는 끼어들어서 방해중이다. 아랫돌 빼서, 윗돌 올리는 식이다.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상황은 심각하다. 당장 7월부터는 근로시간이 단축된다. 지방 버스 노선은 운전기사의 이탈이 시작되었고, 그에 따른 배차간격과 노선축소가 이미 현실화 되었다. 고용부 장관은 정책 실행에 전혀 문제가 없으며, 문제가 있다면 (최저시급때처럼) 그때그때 보완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말은 들은 재계측은 황당해 하며, 우리가 베타서비스냐며 질타했다.

더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을 정책을 만드는 사람이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최저시급만 해도, 충분한 실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고작 3,4개 정도의 업체를 형식적으로 방문했을 뿐이다. 충분히 실사했다면, 수만업종과 수백만 노동자에게 7,530원이라는 잣대를 무지막지하게 드리댔을까.

1만원은 상징적인 금액이 되었는데, 그 금액이 어떤 이유로 계산되었는지 아는 사람은 없다. 그냥 1만원 돼야 먹고 산다는 어림잡은 금액일뿐이다.

시급이 7,530이면, 주휴수당으로 1,500원 가량이 붙는다. 시급이 무서운 이유가 조금만 올라도, 퇴직금과 수당이 연쇄적으로 오른다. 신입이 높은 금액으로 입사하면, 기존에 있던 직원도 급여를 올려주어야 한다. 1만원은 받아야 사람답게 산다.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한국의 자영업이 1만원 주었다가는 모두 문닫을 정도로 허약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뒤늦게 정부는 인상분만큼 보조금을 준다고 했고, 최저임금TF팀은 상여금은 최저임금에 산입해야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현장 경험이 없는 입법자도, 만약 보너스를 최저임금에서 제외하면 연봉 4천만원도 최저시급을 못받다는 것에는 감이 잡힌듯하다. 매월 정기적으로 주는 상여금은 최저시급에 넣는다.라고 가닥이 잡혔다. 때문에 분기마다 지급된 상여금은 월로 쪼개서 지급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 보조금 지원은, 눈가리고 아웅인데, 190만원 이하만 지급 대상이다. 웬만한 주방 이모도 2백만이 훌쩍 넘는다. 거기에 4대보험 나가는 것이 아까워서 현금으로 받는 사람도 있다. 보조금을 받으려면, 음성적 현금 급여가 양지로 나와야 한다는거고, 자연스레 4대 보험이 붙는다. 결국 보조금 받자고, 9%, 3%하는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부담을 져야 한다는 이야기고, 행정적 귀찮음까지 생각하면, 이 제도를 활용할 사업자가 얼마나 될까? 보조금 나누어주는 공무원만 늘어나게 생겼다.(실제로 역대 최대로 공무원 채용중이고 이들의 노후생활을 위한 연금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중이다.)

정치인은 사업자가 돈 쌓아놓고 안준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편의점, 식당, 어느 분야건 포화이고, 수익성은 매년 낮아진다. 이미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고용 칼바람은 시작되었다. 주유소는 무인으로 돌리고(무인이지만 기름값은 비싸다), 편의점은 사장 내외가 운영한다.식당도 셀프로 바꾸고, 키오스크가 대체한다. 경비원은 해고될 것이고, cctv만 늘어난다.

광화문에서 최저시급 투쟁하는 사람은 그나마 시간도 내고, 배고프면 밥도 사먹고, 싸울 에너지라도 있는 사람이다. 최저시급은 안그래도 힘든 노동자를 더 힘들게 만들었다. 수혜를 보는 사람은 귀족 노조와 정권을 잡은 정치가뿐.

좋은 직원 있으면, 돈 많이 주고 붙잡는 것이 당연하다. 법으로 강제할 필요가 없는거고, 이를 감독하기 위해서 공무원을 더 뽑을 필요가 없다. 아주대 병원의 이국종 교수님 나와서, ‘한국은 시키는 사람만 많고, 노가다 뛰는 사람은 없다’고 했는데, 더 그런 세상이 되었다.

 

최저시급 발표가 나오자 편의점 주식은 떨어졌고,

키오스크 회사는 급등했다. 서울역에 있는 롯데리아와 맥도날드는 키오스크로 운영중이고, 인건비 줄고 매출 올린 효과가 입증되었다. (키오스크 도입시 인건비 10% 절감효과가 있다.) 내가 운영하는 우동집도 키오스크 도입을 생각중이다. 그 기계를 놓을 자리가 마땅했다면, 벌써 들여놓았을 것이다.

파출부 아줌마가 최저시급 운운하며 9월에는 급여가 파격적으로 오른다고 분탕질한다. 손님 없는데, 앉아서 그딴 이야기하고 있으면, 어떻게 하면 사람을 줄일까?생각을 하게 된다.

모든 일에는 자극이 있으면, 그에 응하는 반대급부가 있기 마련이다. 당장 편의점 알바는 5시간 이상 근무를 못할 것이다. 2시간씩 쪼개서 메뚜기처럼 편의점을 전전해야 한다. 시간이 늘어날수록 수당이 늘어난다. 차비와 시간, 세금이 인상분 못지않게 든다. 식당에 들어온 손님은 주문부터 계산, 앞접시, 반찬, 물 모두를 스스로해야 한다. 최저시급이 발표되자 손님들 사이에서는 이런 인식이 자연스러워 지는 것같다. 당당하게 ‘여기요’라고 부르는 사람이 줄었고, 대신 ‘저기요’ 조심스러워졌다.

손님은 예전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없고. 직원은 소득이 준다. 지금까지는 생각없이 일만하면 됐지만, 잡사이트와 벼룩시장을 끼고 살아야 한다. 대리기사가 콜잡듯이.
‘편의점 1시간 알바’, ‘부페 설겆이 2시간’ ‘대학 강의실 3개 청소’ 같은 조각난 일자리가 난무할 것이다. 인공지능은 나의 위치와 작업 경험과 고용주의 별점후기를 토대로, 알맞은 알바를 제안할 것이다.

편의점 사장님들은 알바를 3시간만 쓰고 싶어한다. 물건 들어오고, 검수하는 빡쎈 시간만 쓰고싶어한다.나도 알바를 고용했는데, 편의점 경험이 많다고 했다. 오자마자 카운터 앉아서 스마트폰부터 꺼냈다. 그 친구는 퇴사할때 노동청 운운하며 나를 반협박했고, 나는 그동안 잘해주었다고 생각했는데, 배신감을 느꼈다. 야간이라면 야간수당을 주어야 한다. 저런식으로 일 한다면, 1만원이 아니라, 천원도 아깝다.


내 주변에 편의점 갑부가 있다.

알바를 한명만 쓰고, 아들, 어머니, 아버지, 딸이 24시간을 메꾼다. 이들은 일은 하지만, 4대보험과 소득세에서 자유롭다. 직원을 고용해서는 서민갑부가 될수 없다. 아무리 돈을 벌고 싶어도 그렇지, 어떻게 저렇게까지 온가족이 매달릴까?거꾸로 보면 요즘같은 저성장 시대에 돈버는 사업이 있을까?

어느 정도 매출이 되는 곳은 웬만하면 사옥을 짓는다. 임대료를 내느니, 대출이자 내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어차피 사업할려면 대출이 있을수 밖에 없다. 임대료 내고, 대출이자까지 내면, 큰 구멍이 두개다. 구멍을 하나만 줄여도, 보이지 않는 비용은 준다. 현장에 있는 내가, 최저시급 1만원 시대에 살아남을려면, 내 건물에서 오로지 가족과 가게를 운영하기다. 억지로 일자리 늘리려는 그들의 생각과는 정확히 반대다.


최저시급 이후. 내가 아는 소상공인들 99%가 폐업을 고려한다. 여기서 버티면, 비상할 수 있다. 그러나 슬픈 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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