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화목 순대국집’에서 순대국을 먹으려고 했다. 24시간이라고 알고갔는데, 오후 3시에야 오픈준비중이다. 영업안해요? 아주머니가 5시에 한다고 퉁명스럽게 말한다. 밖에도 24시간 영업이라고 써있는데, 오늘만 5시부터 영업을 하는지, 내일 다시 오라는지 부연설명이 없다.

근처 빈대떡집에 갔다. 파전을 먹고 싶었는데, 비싼 빈대떡만 된다고 한다. 웬만하면 자리잡고 먹는데, 그냥 나와버렸다.

왜 식당종업원은 퉁명스럽고 시큰둥할까? 최저시급 이후로 직원 몸값이 금값이 되었다. 오른 시급이 문제가 아니라, 직원 품귀현상이다. 일자리가 없다고 하지만, 일할 사람도 없는  묘한 일이 현장에서 일어난다.

몸값을 부르는게 값이고, 여기에 정부의 최저시급 정책이 힘을 실어준다. 식당에서 직원에게 화가 나면, 손님은 ‘사장 나오라고 해’ 호통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런 태도는 시대착오적이다. 지금은 수억을 들여 창업한 사장이 사장이 아니고, 직원이 갑이다. 때문에 사장에게 이야기해봤자 직원을 시정할 능력이 그에게는 없다.

5년 내에 소매업과 외식업은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무인화가 그것인데, 서비스업 종사자 대다수가 직장을 잃을 것이다. 우선 사업체 자체가 줄것이고(종로와 강남, 명동의 공실을 보라.) 사업체도 가족단위 최소한의 인력으로 돌아간다.

점점 사람을 덜 쓰는 쪽으로 산업화가 진행중이다. 얼마전 중국 북경에 갔을때, 식당에 갔다. 직원이 없어서 어떻게 주문해야할지 두리번 거렸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주문하는가 지켜보았다. 테이블에 큐알코드가 있는 것을 발견했고, 스캔하면 주문하고 결제를 한번에 끝낸다. 밥이 나오면 호출이 되고, 스스로 가져다 먹는다. 홀직원과 서빙 직원이 없지만, 손님은 자연스럽게 식사를 했다.

서빙하는 직원이 없어진다고 문제가 해결될까? 왜 직원이 필요할까?

사업을 할수록, ‘담론’의 중요성을 깨닫다. 대화를 하다 보면 오히려 아이디어를 얻는다. 대화의 수혜자는 바로 사장이다. 사장이 현장에 24시간 붙어 있을수가 없기에, 대화는 중요하고, 사장의 업무 대부분이 직원과의 대화다.

현장’이란, 매출이 발생하는 곳이라고 말할 수 있다. 화장품 매장은 매장 자체가 현장일 것이다. 사장이 매장에 있으면 현장에 있다’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판매원과 손님 사이에 어떤 화학작용이 일어나는지는 매장에 있어도 모른다. 바로 옆에 있어도, 당사자가 어떤 느낌을 주고 받는지 알 수가 없다. ‘현장은 은밀하다’ 직원에게 현장에 대해서 묻지 않으면, 사장은 현장에 있어도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모른다.

두번째로, 대화는 사장 스스로가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 사업을 못하는 사람일수록, 업業의 갈피를 잡지 못하며 자기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일을 처리한다. 비단 사업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소위 고문관이라고 하는 직원이 한두명은 있을텐데, 관리자 입장에서 그들이 답답한 이유는, ‘해야할 일’을 두고 ‘딴 짓’을 한다는데 있다. 이를 테면, 손님이 많아서 판매를 해야하는데, 물건을 선반에 진열하거나 평소에는 하지 않는 청소를 하는 경우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전체 분위기를 파악한뒤 그 안에서 포지션을 적절하게 셋팅한다. 이런 파악력은 대화를 통해 길러진다. 주변 사람과 대화가 많을수록, 혹은 관찰력이 뛰어날 수록 본인에게 무엇이 요구되는지 더 정확하게 안다.

직원과 대화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스스로 민감한 촉수를 포기하는 것이고, 그 결과는 당연 부실경영이 된다. 사장은 본인 식당이나 회사의 냄새를 못맡는다. 거울속의 자신을 보는것 처럼, 너무 익숙하기 때문이다.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그 대상에 초점이 맞추어진다는 사실은 입증하기는 어렵지만, 사실이다. 무언가를 열망하면, 그것을 열망하는 사람과 대화를 많이 한다.

직원은 이런 의미에서 소중한 사람들인데, 자동화와 인구절감으로 인해서 안정적으로 고용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인구절감과 산업의 플랫폼화.  

주말에는 어딜가나 사람이 많아서, 나들이 나가는 것을 꺼렸다. 자영업자이니까, 평일에 다녔는데 아이들이 더 바빠지기 시작해서 주말밖에 시간이 없다.

양평 정약용 생가 갔는데,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않다. 주차장도 널널하다. 공기도 좋아서, 쾌적하게 배드민턴도 치고, 놀았다. 식당에 가자마자 입장해서 파전과 백숙을 먹었다. 불과 5년만에 인구절감을 절감하는 순간이었다.

돌아오면서, 스타필드에 들렸다. 그곳에 사람이 많았다. 정약용 생가 갈 나들이객이 스타필드에 모여서 하루종일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큰 인프라가 생기면, 주변 상인의 기대감이 컸다. 콩고물이라도 떨어지리라는 기대감이다. 지금은 국물 한방울 안떨어진다. 그 안에서 돌아다니고, 드러눕고, 먹고, 자고 다 한다. 주변 상권을 살리기는 커녕, 개미 새끼 한마리 모두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는거다.

그렇다면 그 안에 입주해 있는 상인은 어떤가? 이들도 재미없다. 수수료와 임대료가 비싸다. 아무리 손님이 미어터져도 자기 월급 떨어지는 정도다. 최근에는 세금도 많아지고, 정부의 정책때문에 더 어렵다. 아니 글쎄, 그 금싸라기 같은 시간에 브레이크 타임으로 손님을 받지 않는거다.(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수 있으나, 우리나라 전반에 무식한 근무시간 단축으로 생산력이 떨어지고 있다. 건축, 게임등, 공기를 단축하는것이 한국의 강점이었는데, 수주 받지못하고, 게임산업은 중국은 24시간 맞교대로 돌리는데, 한국은 이미 뒤쳐졌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했는지 뒤늦게야 업종에 따라 차등적용한다는발표를 하기는 했다. 처음부터 잘 살펴보고 할것이지. )

정약용 생가에 갈 사람이 스타필드로 간다. 하지만, 스타필드에 입주해 있는 상인은 돈을 못번다. 그럼 누가 재미를 볼까? 공교롭게도 다산 정약용과 성이 같은데, 재벌이 번다. 그가 거대 플랫폼의 문지기이기 때문이다. 플랫폼 밑에 종속되어 있는 상인은 고혈을 뜯긴다. 반대로 플랫폼 문지기는 역사상 유례가 없는 수익을 얻는다. 제왕적인 위치에서 플랫폼 산하의 민초를 굽어본다.

이런 불평등에 민초는 폭동을 일으킬수도 있다. 우버 운전자는 하루종일 일해도 간신히 생활비 벌고, 쇼핑몰에 입주해 있는 사장님은 빚만 늘것이다. 어느 양심있는 학자는 ‘기본 소득’을 이야기한다. 다른 나라는 모르겠고, 우리나라는 이런제도가 어렵다. 아마도 행정비용이 더 들것이고, 정작 수혜를 받아야할 사람에게는 껌값만 쥐어진다.

찰스핸디는 ‘코끼리와 벼룩’을 예견했는데, 실제로 코끼리는 맘모스급으로 거대하고, 벼룩은 심장이 터질듯이  숨을 헐떡거리며, 서빙 보고, 편의점 계산 하고, 빌딩 청소하는 모습이 될 것이다. 소규모 자영업자는 직원 없이 하루 종일 매장만 지키는 신세로 전락할 것이다. 누구나 경제적인 부를 얻는 것은 아니지만, 평범하게 소확행하며 살기 어려워지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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