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2018년 여름은 더위와 관련된 모든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스팩타클하게 무더운 여름이다. 전어의 계절, 가을이 빨리 찾아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이렇게 제철음식이 찾아오면 많은 사람은 그 음식을 먹으러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다니며 이야기한다. ‘거기서 먹어야 가장 맛있다.’ 실제로 연구결과에서도 사람들은 재료의 산지 환경과 유사한 곳에서 맛을 평가할 때, 음식의 맛을 더 높이 평가한다. 하단의 사진은 런던의 헤스톤 블루멘셀이 운영하는 펫덕이라는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에 나오는 테이스팅 플레이트 ‘바다의 소리’이다. 해산물 요리와 함께 파도 소리, 갈매기 소리 등 바닷가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어폰을 제공하는 플레이트다. 이 플레이트는 실제 환경을 구현하지 못하지만 음환경과 시각적 이미지를 산지에 가깝게 구현하여 고객이 인지하는 맛의 평가를 끌어올린 플레이트다.

The Fat Duck의 Sound of the Sea
출처 : https://www.tripadvisor.in/LocationPhotoDirectLink-g528798-d1571626-i25698592-The_Fat_Duck-Bray_on_Thames_Berkshire_England.html

이는 음식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과거에 미국 옐로스톤으로 여행을 갔을 때, 옐로스톤 국립공원 초입 마을의 쇼핑디스트릭트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 마을은 ‘황야의 무법자’와 같은 서부영화에 나올법한 도시경관을 가지고 있었고 거기서 들린 쇼핑디스트릭트에는 카우보이모자만을 취급하는 상점이 있었다. 관광을 왔다는 기념, 카우보이에 대한 로망, 지역의 분위기 등이 어우러져 모자는 어느새 머리 위에 있었고 카드는 카드기에 긁히고 있었다. 만약 그 모자가게를 대한민국에서 발견했다면 샀을까? 엄청난 카우보이 팬이 아닌 이상 또는 그 모자가 연극의 소품처럼 필요하지 않은 이상 사지 않을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최근 한 TV프로그램에서 경주에 있는 ‘추억의 달동네’가 나왔다. 1970-80년대에 볼 수 있던 문구점과 상회를 합쳐놓은 상점에 출연진들이 들어갔고 물건들을 구매한 후 놀거나 먹는 장면이 방영되었다. 그 프로그램의 출연진 중 한 명은 여기서 회비를 6만원이나 썼다고 얘기했다. 과거의 식품이나 장난감을 파는 가게는 수년 전부터 종종 볼 수 있었으나 ‘추억의 달동네’와 같이 주변환경과 맥락을 같이 하는 곳에 입점해 있는 매장의 매출이 전자의 매장들보다 더 높으리라는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경우는 극단적인 예이지만 우리 주변의 환경 역시 비즈니스의 성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추억의 달동네의 계림문방구
출처 : http://bobly.tistory.com/7

우리는 상업 용도를 위한 입지를 고려할 때, 유동인구, 역세권, 경쟁업체의 입점 상황, 인구분포 등 다양한 부분을 검토하지만 주변 경관, 주변용도, 지역문화 등은 고려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그 이유는 수요분석 등과 같이 사업과 직접 연결되는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정보들을 갖추고 조화롭게 만들어야 비즈니스를 더욱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 수년 전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중국 음식이 있다. 바로 훠궈, 마라탕, 마라상궈, 그리고 양꼬치이다. 마라탕과 양꼬치는 주변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더 맛있는 곳을 찾아가겠다고 사람들은 중국인 밀집 지역을 찾아간다. 서울에서는 대표적으로 대림동이나 자양동이 그런 곳이다. 이는 프랜차이즈여서 같은 재료와 레시피, 같은 인테리어 가이드라인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본점이 더 맛있다고 생각하여 본점을 찾는 사람들의 심리와 같은 원리다. 주변이 바닷가면 바다생물 요리를, 주변이 목장이면 고기를 파는 음식점을 해야 좀 더 수월하게 사업을 할 수 있다. 당연히 남들과 다르게 바닷가에서 소고기를 팔 수도 있다. 다른 음식점들과 확실한 차별화되는 음식을 서비스하고 있기 때문에 손님이 몰릴 수 있다. 하지만 방금 잡은 소를 목장에서 파는 소고기하고 비교했을 때, 모든 조건을 같게 갖추고 있다고 해도 사람들은 목장에서 산 소고기가 더 맛있다고 평가한다. 제품의 경우도 위와 같다. 생활한복매장을 입점한다고 할 때, 익선동이나 인사동에 입점하는 것이 쇼핑몰에 입점하는 것보다 장사가 더 잘 될 가망성이 높다. 이렇듯 입지를 볼 때는 장소의 정체성을 잘 파악하고 자신의 업종이 그 장소와 잘 어울리는지 봐야 한다.

자양동 양꼬치거리
출처 : http://korean.visitkorea.or.kr/kor/bz15/where/where_main_search.jsp?cid=2401757

분명 매장 내부와 주변환경과 업종이 조화롭지 않더라도 장사는 잘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조화로운 가게와 비교하면 동일조건에서 매장의 제품과 서비스의 평가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제시하는 바다. 주변 환경의 중요성을 깨달은 매장들은 지역을 바꿀 수 없으니 매장 내부 인테리어라도 변화를 주어 내부환경을 통해 조화로움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낸다.

요식업

주변과 조화롭게 형성된 매장

도쿄의 오모이데요코초
(출처 : http://www.kuukiyomenai.com/japan/tokyo/omoide-yokocho/)

인위적으로 조화로움을 만든 매장

신요코하마의 라면 박물관
(출처 : http://tokyoexcess.blogspot.com/2013/03/tokyo-2013-trip-highlights-day-6-nissin.html)

매장

주변과 조화롭게 형성된 매장

도쿄의 나카가와 마사시치 상점 오모테산도점
(출처 : https://www.japandesign.ne.jp/report/nakagawa-masashichi-omotesando/)

인위적으로 조화로움을 만든 매장

런던의 레인보우카페
(출처 : https://goo.gl/images/CrzV4i)

우리는 영화를 보면서 TV를 보면서 사운드가 빈틈없이 채워져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시각적 정보에 따른 청각적 정보가 어느 정도 납득이 되게 연출되었기 때문에 부조리를 느끼지 못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지역과 매장이 잘 어우러지면 부조리를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지역과 매장이 어우러지지 못한다면 영화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면 신경이 곤두서듯이 부조리를 느끼게 된다. 이 부조리는 사람들에게 거슬리는 요소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한 번이라도 관심을 두게 되는 포인트다. 분명 훌륭한 마케팅적 요소 중 하나이다. 하지만 장인정신과 진정성을 가지고 사업을 하는 매장이라면 피해야 할 요소이다.

당신은 당신 매장의 주변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는가? 지금부터 관심을 두고 시간을 내어 돌아다니길 바라며 이렇게 얻어진 인사이트로 더욱 승승장구하기를 기원한다. 마지막으로 조사는 사장님이나 직원이 할 수 있지만 해석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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