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아는 사인데, 3만원만’

직원, 순희는 나에게 전화를 했으나, 나는 받지 못했고, 3만원을 내주고 말았다. 음식점은 점심시간이 끝나면, 직원은 쉬고 사장은 은행일을 보거나 사람을 만난다. 가게에 사장이 부재한다. 이런 틈을 노려서, ‘사장님 아는 사인데’ ‘사장 선배인데’라며, 금방 줄께 2만원만,  바로 갔다줄께 3만원만. 범죄가 일어난다.

1만원이라도 남의 돈 갚지 않으면 못견디는 사람이 있는 반면, 교묘한 말과 상황만들기를 ‘실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이들은 남을 등쳐먹는 것을 통쾌하게 여긴다.

순희는 3만원을 자기 돈으로 채워놓았다. 돈때문이 아니라 어쩜 그렇게 바보 같았을까? 한심해 하는 것 같았다. 바보가 아니라, 누구나 그런 상황에 걸리면 당하기 마련이다. (나도 눈앞에서 당한 경우가 있다. 정말 바보같지만, 그럴수 밖에 없다.)

순희는 내가 만난 수많은 직원중 가장 열심히 일했다. 그녀는 근무 시간내내 앉아있는 법이 없었고, 손님이 있건 없건, 끊임없이 움직였다. 난 그녀에게서 돈 벌이의 기본을 배웠다. 그건 ‘성실’이다.

돈을 주고 사람을 부린다?

그렇게 대하면, 움직이지 않고 얼마안가 그만둔다. 다행히 나는 이런 관념으로 직원을 대한 적이 없다. 그 보다는 직원들에게 영향 받고, 배운다. 어느 지인 사장님은, 바쁘지 않아도 젊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한다고 한다. 젊은 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신선한 에너지를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또 직원은 사장 가까이에서 영감을 가장 많이 주는 존재다. 그들만큼 현장을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사장이 현장에 24시간 붙어 있을수가 없기에, 대화는 중요하고, 사장의 업무 대부분은 필연적으로 직원들과의 대화다.

잠깐 ‘현장’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현장’이란, 매출이 발생하는 곳이라고 말할 수 있다. 화장품 매장은 매장 자체가 현장일 것이다. 사장이 매장에 있으면 현장에 있다’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판매원과 손님 사이에 어떤 화학작용이 일어나는지는 매장에 있어도 모른다. 바로 옆에 있어도, 당사자가 어떤 느낌을 주고 받는지 알 수가 없다. ‘현장은 은밀하다’ 직원에게 현장에 대해서 묻지 않으면, 사장은 현장에 있어도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모른다.

두번째로, 대화는 사장 스스로가 사업에 집중할수 있게 도와준다. 사업을 못하는 사람일수록, 업業의 갈피를 잡지 못하며 자기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일을 처리한다.

비단 사업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소위 고문관이라고 하는 직원이 한두명은 있을텐데, 관리자 입장에서 그들이 답답한 이유는, ‘해야할 일’을 두고 ‘딴 짓’을 한다는데 있다. 이를 테면, 손님이 많아서 판매를 해야하는데, 물건을 선반에 진열하거나 평소에는 하지 않는 청소를 하는 경우다. 답답하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전체 분위기를 파악한뒤 그 안에서 자신의 포지션을 적절하게 셋팅한다. 이런 파악력은 물론, 대화를 통해 길러진다. 주변 사람과 대화가 많을수록, 혹은 관찰력이 뛰어날 수록 본인에게 무엇이 요구되는지 더 정확하게 안다.

직원들과 대화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스스로 민감한 촉수를 포기하는 것이고, 그 결과는 당연 부실경영이 된다. 사장은 본인 식당이나 회사의 냄새를 못맡는다. 거울속의 자신을 보는것 처럼, 너무 익숙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잘못된 것이 하나도 없는데, 손님이 없다면 직원과 대화부터 시작할 일이다.

출근 하면, 점장이나 매니져와 이야기부터 한다. 그 다음 직원 몇명을 불러서, 또 이야기한다. 부담 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농담도 하고, 시시껄렁하게 대화한다. 그러고나면, 새로운 힘이 솟고 딴짓하지 않고 사업을 궁리한다.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그 대상에 초점이 맞추어진다는 사실은 입증하기는 어렵지만,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AA(익명의 알코올중독자의 모임)가 그렇다. 알코올중독은 치료불가의 병으로서, 100년전부터 방치되었다. ‘칼융’도 알코올중독은 ‘치료불가’하다고 진단만 내렸다. 하지만, 기적이 일어나는데 ‘빌’이라는 한 알코올중독자 덕분이다. 그가 다른 알코올중독자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었을때, 신기한 경험을 했다. 음주욕구가 생기지 않은 것이다. 그는 죽을때까지 많은 일을 했으며, 물론 술을 마시지 않았다.

운동이나, 금연등 혼자 기계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관련 지식을 습득하고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면 훨씬 성공율이 높아진다. 무언가를 열망하면, 그것을 열망하는 사람과 대화를 많이 한다.사업장에서는 당연 직원이다. 직원을 어떻게 대해야하고, 그들에 대한 마인드셋은 어떠해야할까?

직원은 관리의 대상이 아니다. 

새로운 직원이 오면 기존 분위기에 묻혀버린다.동료 직원이, ‘그렇게 열심히 할 필요없다’라고 말할 수도 있고, 아무도 나서지 않는데, 자기 혼자 뛰는 것이 ‘오버한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이다.

여러가지 경영 기법이 있을 것이다. 경제 최전선의 자영업자의 직원관리는 이렇다.

  1. 급여와 식사, 간식, 휴식을 많이 준다. 서비스업은 서비스 제공자의 몸과 삶이 고달프면 양질의 서비스가 절대 나올 수 없다. 내 몸이 힘든데, 어떻게 웃으며 손님을 대할 수 있는가?
  2. 적정수준의 급여와 양질의 식사, 그 다음이 비전이다. 아무리 비전이 휘황찬란해도 급여가 적고, 몸이 힘들면 도망가거나, 열심히 하지 않는다.
  3. 실수했다면, 가볍게 지적한다. 무겁게 지적하면, 상처 받을 것이고, 아예 지적하지 않으면, 같은 행동을 당연한듯이 반복한다.
  4. 잘한 행동은 꼭 보상한다. 보상하지 않으면, 그는 자진해서 열심히 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 칭찬도 연습이 필요하다. 입에 발린 칭찬이라도, 연습을 오래 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사람은 다르다. 속이 빤히 보이는 칭찬도 그런 칭찬을 많이 한 사장이나 대표에게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사람을 쓰는 경영자라면, 칭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5. 주기적으로 칭찬한다. 칭찬하면 더 잘할려고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직원의 단점을 고치려고 하면 서로가 고통스럽다.

무엇보다 사업이 잘되어야 한다. 장사만 잘된다면야, 직원관리는 크게 필요하지 않다. 손님이 많으면 자신도 좋고 회사도 좋다. 보너스도 나오고, 사장이 기분 좋아서 맛있는 것도 많이 사준다.

경영은 단순하다. 복잡한 전략이 필요할까? 물고기가 지나갈 만한 곳에 어부를 데리고 와서, 기다린다. 이때 어부들이 어떻게 일하는가는 사장의 몫이다. 돈과 밥을 많이 주면, 적극 일한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 직원은 여러가지로 도움을 주는 존재다. 사장을 힘들게도 하지만, 그건 사장의 관념과 태도 때문이다. 물어보면, 대답할 것이고, 서로 동기부여가 된다. 문제는 현 시국이 직원을 계속 없애는 쪽으로 진행중이라는 점이다.

금세 도래할 무인화.

5년 내에 소매업과 외식업은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무인화가 그것인데, 서비스업 종사자 대다수가 직장을 잃을 것이다. 우선 사업체 자체가 줄것이고(종로와 강남, 명동의 공실을 보라.) 사업체도 가족단위 최소한의 인력으로 돌아간다.

점점 사람을 덜 쓰는 쪽으로 산업화가 진행중이다. 얼마전 중국 북경에 갔을때, 식당에 갔다. 직원이 없어서 어떻게 주문해야할지 두리번 거렸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주문하는가 지켜보았다. 테이블에 큐알코드가 있는 것을 발견했고, 스캔하면 주문하고 결제를 한번에 끝낸다. 밥이 나오면 호출이 되고, 스스로 가져다 먹는다. 홀직원과 서빙 직원이 없지만, 손님은 자연스럽게 식사를 했다.

에너지를 줄 수 있는 것은 사람뿐. 

서비스업은 구직의 최후 보루였다. 열악하고 힘들기 때문인데, 이 서비스업 조차도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다. 구직자 본인에게나 사장에게나 힘들어진다. 기존의 직원이 했던 일을 로보트가 했다면, 기존의 직원은 무엇을 해야할까? 사장은 어떻게 리드해야할까? 적어도 기계적으로 시키는 일만 한다면, 모두에게 미래가 없다는 사실부터 알려야 할 것이다.

무인화가 진행되어도, 사람손이 필요하지 않아도 직원은 필요하다. 사업에는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 에너지를 줄수 있는 것은 사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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