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하다보면 피할 수 없는 것 중에 하나가 분쟁이다. 분쟁은 각자의 입장이나 의견이 다를 때 발생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한다. 그렇다고 진짜 분쟁을 즐기라는 의미는 아니다. 분쟁이 발생해도 당황하지 않도록 사전에 주의를 기울이자는 의미이다. 그 방법 중에 하나가 전 시리즈에서 살펴 본 계약서 작성이다. 계약서는 합의된 목적을 가지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양 당사자가 합의하여 권리와 의무를 정해놓은 것이다. 계약서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대응방법의 편의성은 분명 차이가 있다(당신은 지금 어떻게 사업하고 있나요? – 계약서 작성 편 참조). 이러한 노력이 없다면, 분쟁이 발생했을 때 머릿 속이 복잡하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생각해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냥 계획한 대로 잘 이루어질거라는 상상만 했던 터라 분쟁 자체가 당황스럽다. 분쟁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당황하지 말고, 분쟁 발생 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준비하자.

# 분쟁은 언제 발생하나요?

분쟁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모르면, 적절한 대응을 하기 어렵다.
분쟁상황 자체를 인식하고, 신속하고 정확한 대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언제 분쟁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을까?
만약 상대방이 거래에서 합의한 내용과 전혀 다른 내용을 주장한다거나, 약속한 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는 경우 또는 이행은 했지만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으로 이행한 경우 등의 상황이 발생한 경우라면 분쟁이 시작될 수 있음을 인식하자.

분쟁이 발생했는지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입장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서로 오해하고 있는 상황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나와 다른 의견이라고 해서 감정적으로 대처해서는 안된다. 메일이나 공문 등의 (전자)문서를 통해 공식적으로 입장 표명을 하고 상대방의 답변을 구하자. 그 과정에서  상대방의 주장이 잘못되었음을 입증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는 등 상대방이 다퉈야 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럼에도 도저히 상대방과 합의점을 찾을 수 없다고 판단되는 상황이라면 분쟁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언제나 법적인 조치가 만능은 아니라는 점이다.  당사자들의 노력만으로 서로 간에 의견이나 입장의 차이를 좁히는 것이 어려운 경우에 법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다.

# 분쟁해결의 흐름

법적 조치를 취하기 전

간단한 오해에서부터 분쟁이 시작되기도 한다. 상대방의 의견과 나의 의견 간 차이에 오해가 있다면 서로 의견 교환을 통해 분쟁을 조기에 끝낼 수도 있다. 상대방에게 나의 입장을 알림으로써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다툼이 발생한 부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다툼이 있는 부분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법적 조치를 취하기 전에 원활한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전화나 카톡 등의 메시지가 아닌 정식 문서를 통해 입장을 밝히는 것이 좋다. 향후 분쟁이 발생하여 소송까지 이어질 경우, 다툼의 내용과 이에 대해 해결의 노력을 하였음을 입증할 수 있는 내용증명을 보냄으로써 참고자료 내지 증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자.

위 두 가지 과정에 따른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대방과 합의점을 찾을 수 없는 경우라면, 당사자 간의 노력만으로는 분쟁을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법적인 조치를 고려해 보아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내용증명 등의 문서를 보낼 때, 상대방이 내용증명에 따른 이행을 하지 않을 경우, 어떠한 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인지 미리 파악하고, 조치를 취할 준비를 마쳐야 한다. 내용증명을 받은 상대방은 소송으로 진행될 것을 미리 예상하고 법적인 조치를 통해 선제 공격을 하거나 재산을 빼돌린다거나 하는 등의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이 중요하다.

법적인 조치

법적인 조치는 크게 민사적인 부분형사적인 부분으로 나눠볼 수 있다. 다툼의 내용에 따라 소송의 유형은 달라지게 된다. 최근 들어 가장 많은 다툼 중에 하나가 돈을 지급받지 못한 경우이다. 이 경우 어떠한 조치를 취해야 할까?

상대방이 돈을 지급해야 함을 인정하고 있는 경우, 즉 금전지급청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지급명령신청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통상 민사소송에 비하여 간편하고, 신속하게 집행할 수 있는 권원(결정문)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지급명령결정이 내려지면 상대방에게 송달된 날로부터 2주 기간 내에 상대방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지급명령결정이 확정되고, 확정된 지급명령결정은 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으므로 이를 통해 채무자의 재산에 강제집행이 가능하다. 지급명령 절차는 채무자의 의견을 구하지 않고 채권자의 주장과 증거만으로 결정이 내려지기 때문에 민사소송에 비해 시간이 적게 걸린다. 다만, 채무자가 이의를 제기할 경우에는 통상의 민사소송으로 넘어가게 된다.

채무자가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면 바로 민사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민사소송으로 진행하게 되면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기간이 걸리게 된다. 만약 청구하는 금액이 3천만원 미만인 경우 민사소액 사건으로 진행하면 된다.

채권회수 조치는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

사업을 하면서 지급받아야 할 거래상 채권은 상행위를 통해 발생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5년의 상사시효의 적용을 받는다. 즉, 돈을 받아야 하는 기한으로부터 5년이 지나면 상대방에게 돈을 받을 수 있는 채권이 없어지게 된다. 특히 물품대금의 경우, 3년의 단기 소멸시효의 적용을 받으므로 주의하자.

상대방이 돈을 제 때 주지 않아 제3자나 직원에게 인건비나 재료비를 지급 하지 못함으로써 지연손해금 또는 손해배상 등의 추가적인 손해가 발생할 경우, 이를 입증할 증거를 가지고 손해배상청구도 할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은 계약서에 미리 명시해 두는 것이 좋다.

지급명령신청 내지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판결문을 받았지만 채무자 명의로 된 재산이 없는 경우 돈을 받을 방법은 없다. 따라서 집행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상대방의 재산을 미리 파악해 놓으면 좋다. 그러나 대부분 거래 상대방의 재산을 파악하는 일은 쉽지 않다. 최소한 상대방 회사의 거래처 또는 주로 사용하는 은행이 어디인지 정도는 파악해두자. 만약 회사의 대표이사나 관련 제3자로부터 보증이나 담보물을 제공 받은 경우라면 그 보증인 명의의 재산에도 강제집행이 가능하다. 이와 같은 담보를 취득하지 못했다면 대표 개인의 주소정도는 파악하고 있는 것이 좋다. 개인사업자의 경우 사업장 주소로 송달이 되지 않을 경우 대표 개인 주소로 송달 주소를 변경하여 진행하라고 법원의 주소보정명령이 내려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위와 같이 상대방 명의의 재산과 담보제공 여부에 따라  가처분 내지 가압류를 하여 상대방이나 보증인의 재산을 묶어두는 것이 필요하다.

가처분, 가압류의 경우 지급명령신청 내지 민사소송을 진행하기 전이나 동시에 신청하자.

지급명령결정문 또는 판결문을 받은 경우 상대방의 주소지 관할 법원에 재산명시를 요구하는 신청을 할 수 있고, 법원은 상대방인 채무자에게 재산목록을 제출할 것을 명하게 된다. 법원의 제출명령에 응하지 않을 경우 20일 이내의 감치에 처할 수 있고, 거짓으로 제출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되어 있다. 만일 상대방이 제출한 재산목록으로는 돈을 전부 지급받기 부족한 경우 국가기관, 금융기관 등의 단체에 채무자 명의의 재산을 조회할 수 있다.

위의 절차를 모두 거치더라도 채무자 명의의 재산이 없으면 돈을 받을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표나 제3자의 보증을 받거나 보증보험증권을 발급받는 등의 대비를 하는 것이 좋다. 이런 보증을 받는 것 자체가 어렵다면, 원칙으로 돌아가 상대방의 대금지급이 없으면 일에 착수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이러한 구조가 어려운 영역도 있지만, 금액이 높거나 난이도 있는 작업의 경우 회사의 원칙을 정해두고 위험을 줄여야 한다.  일반 사람들이 볼 때 거래관계가 불공정하다거나 원칙적인 모습을 많이 벗어나는 경우에는 상대방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으며, 거래진행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다.

#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한 가이드

분쟁발생 전 준비해야 할 것은, “증거 남기기”이다.
예를 들면, 상대방과 거래할 때 계약서를 작성하여 문서로 거래의 증거를 남기고,  계약에 따라 이행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요청했거나 계약 내용에 따라 이행한 모든 과정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마련해 두어야 한다. 물품인수증, 전자세금계산서, 상대방과 주고 받은 이메일, 메시지, 전화통화 내역 등 그 종류와 형태는 다양하다.

분쟁이 발생하면, 신속하고 정확하게 준비한 절차에 따라 조치를 취해야 한다. 분쟁이 발생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사업을 하면서 분쟁은 피할 수 없는 것 중에 하나이다. 따라서 분쟁이 발생했을 때 어떤 주장과 증거로 대응할 것인지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한다.  소송을 준비하라는 말이 아니다. 소송을 준비하는 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면 된다. 여기서의 준비는 시간에 따라 거래과정을 증거를 남기라는 것이다. 그래야 분쟁이 지연되지 않고, 시간과 돈이 낭비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모든 거래에 증거를 남기는 습관을 갖자.

동일한 물품을 판매하더라도 당사자와 거래의 내용에 따라 법률리스크는 달라질 수 있다. 다른 기업의 사례는 참고할 수 있으나, 나의 사례에 정확히 적용되는 경우는 드물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법률리스크 발생을 최소화하여 시간과 돈이 낭비되는 것을 막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1인기업이나 소규모 비즈니스를 운영하시는 분들은 전문가와의 상담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렇지만 적어도 분쟁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인식했을 때에는 전문가의 상담을 받고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사업에서 거래는 계속해서 발생할 수 밖에 없다. 하나의 거래를 통해 다른 거래에서 일어날 수 있는 실수와 위험을 줄일 수 있고, 결국 회사와 자신의 자산이 됨을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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