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요일, 오전 9시, 사무실 안

“좋은 아침입니다.” 사무실 문을 기운차게 열고 들어오는 이피디 얼굴이 좋아보인다.

“어 박 대리님 일찍 오셨네요?”
“응 금요일이라 과장님 오시기 전에 주간 업무 일지 정리 한다고 좀 일찍 나왔어.”

“하아” 기지개를 쫙 피며 하품을 크게 내뱉는 박대리.

“이 피디는 왜이렇게 기분이 좋아보여?”
“광고주 쪽에서 아 이번에 납품한 영상 좋다고 해서 다음 건도 우리가 맡기로 했거든요.”
“오 잘됐네 축하해 이피디!”
“한 번 보여줘”
“아 저번에 못 보셨어요?”
“제 자리에서 같이 보시죠.”

의자를 끌어 이 피디의 곁에 찰싹 붙어 영상을 본다.

“오 멋있다!”
“어때요 괜찮아요?”
“응 멋있다야 진짜, 근데 아까 그 시작할 때 그 부분은 어떻게 한 거야?”
“아 인트로 CG요?”
“응, 뭐 막 돌아가고 그러던 거 있잖아 CG가 컴퓨터 그래픽 약자 맞지?”
“네 맞아요.”
“그건 어떻게 하나?”
“아 그건.”
“앗 과장님 오셨습니까?”
“어 그래 좋은 아침”
“박 대리 주간 업무 정리 다 했지?”
“아 네 빨리 마무리해서 보고드리겠습니다.”

황급히 자리를 떠나는 박 대리

“대리님 그럼 이따 알려드릴게요.”
“아 그리고 의자 가져가셔야죠.”

#. 오전 11시, 사무실 안

“대리님 이거 드세요.” 이온음료 한 잔을 건네는 이 피디.
“오 땡큐.”

“보고는 잘 하셨어요?”
“응 늘 그저 그렇지 뭐”

“오늘은 뭐 먹을래?”
“오늘은 좀 특별한 거 먹죠.”
“금요일이니까요.”
“그래 그러자고 메뉴는 이 피디가 정해놔.”

#. 오전 12시, 사무실 안

“자, 하던 일 중단하고 밥 먹으러 가자고.”
“박 대리 오늘 정 과장하고 같이 먹기로 했는데 같이 할텐가?”

김 과장이 저돌적으로 박 대리에게 다가와 제안을 한다.

“아, 저 저는 오늘 이 피디랑 같이 먹기로 해서.”
“마! 박 대리 네가 그러니까 어? 앞으로 못 치고 나가는 거야. 상사가 같이 가자면 가고 그래야지.”
구박하는 김 과장

“아, 네 그럼 가, 같이 가겠습니다.”

“됐어 임마!” 고개를 휙 돌려 나가는 김 과장.

“박 대리님 괜찮으세요?”
“괜히 저 때문에.”

“아냐, 김 과장이랑 밥 먹으면 나 체해.”
“나가자고 이 피디”

오전 12시 10분, 회사 건물 밖

“그래서 오늘의 스페셜 메뉴는?”
“오늘은 두구두구두구두구.”
“제육 쌈밥!”
“오 쌈밥 좋지!”
“좋아하실 줄 알았어요.”
“가시죠.”

오전 12시 20분, 쌈밥 집 앞

“사장님 여기 쌈밥 두 개요.”

“1번 테이블 2개!”

“와 여기도 왁자지껄 하네, 이 피디 여긴 누구랑 와봤나?”
“아, 저번에 김 과장님이랑 같이 왔다가 맛있어서 기억해놓고 있었죠.”
“김 과장님?”
“과장님도 여기로 오신 거 아냐, 그럼?”

“아녜요 아까 뭐 회덮밥 드시러 가신다던데요?”
“그럼 다행이다.”

“아 무튼 아까 그 인트로 CG인가 그거 좀 알려줘.”
“아 그거 말씀드려야죠.”

“일단 CG는 말씀하셨듯이 Computer Graphic의 약자인데요.”

“오늘은 CG를 포함해서 영상 기획, 촬영, 편집 이후 후반작업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응 좋아.”
“후반 작업이라고 하면 어떤 것들이 있는 거지?”
“후반 작업에는 크게 visual works 하고 sound works로 나눌 수 있겠는데요.”
“Visual은 눈에 보이는 거 아까 그 인트로 영상 같은 것부터 간단한 자막까지도 포함하죠.”
“2D, 3D를 모두 포함해요.”

“아 그리고 색보정도 여기에 포함할 수 있겠네요.”
“색보정은 뭐야?”
“촬영한 뒤에 출력되는 화면의 색감을 다시 조정하는 것을 말해요.”
“일반 뉴스랑 영화랑 보시면 화면의 색감이 많이 다르게 느껴지죠?”
“응 그렇지.”
“카메라가 달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색보정의 영향도 커요.”
“똑같이 찍어도 색보정에 따라 분위기도 전혀 다르게 나올 수 있고요.”

“그리고 sound works는 배경음악이나 효과음 같은 것들을 넣는 것부터 녹음된 소리를 원하는 방식으로 조절하는 것도 포함하죠.”
“와 한 두가지가 아니네?”
“맞아요 할게 많죠.”

“쌈밥 나왔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이 피디 어서 먹어.”
“네 맛있게 먹겠습니다.”
“그러니까 영상 기획부터 편집까지가 이 제육볶음이라고 치면 후반작업은 이제 이렇게 쌈싸는 작업인 건가?”
“소비자의 입에 들어가기 직전에 이뤄지는 측면에서 비슷할 수 있겠네요.”

자신의 아이디어가 만족스러운지 씰룩 웃는 박 대리.

“근데 중요한 게 있어요.”
“응 뭔데?”
“음 박 대리님 식으로 말하자면, 여기는 쌈밥집이잖아요?”
“그렇지.”
“그러면 쌈밥집에 어울리는 재료들을 넣어야해요.”
“예를 들면?”
“예를 들어 쌈밥집에 왔는데 파스타가 나온다든지, 카레가 나온다든지 하면 어색하겠죠?”
“그건 그렇지.”
“그걸 tone and manner라고 하는데요.”
“영상에 일관된 분위기를 말해요.”
“그걸 맞춰줘야 영상이 통일성이 있어 보이죠.”
“그래서 영상을 할 때 미술공부를 해놓으면 큰 도움이 돼요.”
“제가 미술관에 자주가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어 정말 그렇겠네.”
“이것도 어떻게 보면 예술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
“네, 뭐 그렇죠.”
“저는 아직 예술이라고 말하긴 좀 그렇지만요.”
“아 왜 이 피디도 예술가지 예술가!”
“아이고 감사합니다.”

“그럼 후반작업에 팁 같은 거 없나?”

“팁이라고 하면 레퍼런스를 많이 보라는 것 밖에는 없겠네요.
만들고 싶은 영상과 비슷한 영상들을 많이 보고, 거기서 어떤 방식으로 CG를 넣었는지, 어떤 배경음과 효과음을 넣었는지, 많이 볼수록 감각이 좋아지죠. 
거기에 후반작업은 나중에 갈수록 팀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방향을 작업자들에게 잘 설명할 수 있는 의사소통 능력이 중요하죠. 
그래서 음악이나 그림에 어느정도 지식과 기술을 갖추는 게 큰 도움이 되죠.”

“음악 같은 거는 그냥 원하는 대로 써도 되는 건가?”

“아무리 유튜브에 올리는 거라고 해도 저작권은 확실히 지키셔야해요. 그런 게 어렵고 걱정 되시면 월이나 년 단위로 금액을 지불하고 royalty free source들을 사용하면 편하죠.”


“오케이! 자료를 많이 보라는 거지.
아이고 오늘은 금요일이라 그런지 이 피디 강의가 귀에 잘 안들어오네.”

“후반작업은 결국 많이 보고 많이 생각하기 나름이라.
제가 뭐 말씀드린다고 되는 게 아니니까 편하게 식사 하세요.”

“그래 그래 이 피디도 많이 먹어.”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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