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출판된 영국의 작가 닐 부어맨은 저서 ‘나는 왜 루이비통을 불태웠는가?’에서 “현대인은 하루에 3000개 이상의 광고에 노출되면서 살고 있다”고 했다. 3000개는 상당히 많은 숫자이다. 하지만 이 책이 2007년에 출판된 책임을 고려하면 2018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3000이라는 숫자는 많지 않은 숫자일 것이다. 왜냐하면 2007년에는 아직 아이폰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직 스마트폰의 시대가 열리지 않았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같은 SNS가 활성화된 시대도 아니었으면 인터넷 광고가 매우 활발한 시대도 아니었다. 아직 스트리밍의 시대도 아니었기 때문에 영상을 볼 때 쉽게 접하게 되는 광고도 이 당시에는 없었다.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의 광고는 인류의 역사상 가장 치열한 광고 전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리고 이 전쟁은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도쿄의 신주쿠

현대의 광고 전쟁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 브랜딩은 매우 중요한 시대가 되었고 사람들에게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를 각인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의 광고들이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광고가 언어적 정보와 시각적 정보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 광고들의 대부분은 인간의 정서에 호소하고 있다. 이 뜻은 특별한 차별점이 두드러지지 않는 광고들끼리 경쟁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인간의 심리적인 부분을 활용한 영역은 아직 많이 활용되지 않고 있으며 기존의 광고들과 확실하게 차별되는 광고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

한국인의 시선은 대체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인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는 것이 학습되어 있기 때문에 글이 아닌 것을 볼 때도 왼쪽을 먼저 보게 된다. 하지만 이는 문화에 따라 다른 행동 패턴을 보인다. 예를 들어 오른쪽부터 위에서 아래로 읽는 문화를 가진 일본인은 우리와 다른 안구운동을 한다. 또 다른 연구 결과로 오른손잡이는 왼쪽에 있는 것보다 오른쪽에 있는 것을 더 선호하며 오른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거나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는데 더 편안함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는 모두 통제된 상황에서 실험을 한 결과일 뿐 현실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함께 존재하는 복잡한 환경이기 때문에 이런 연구내용들을 공식처럼 적용하는 것은 심리적인 요소를 고려하지 않은 것보다 못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리센스에서 컨설팅한 코펜하겐의 한 레스토랑은 시각적으로 매우 좋은 입지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진행하는 보행자들이 매우 많은 교차로의 북측 길에 다른 상업 시설 없이 홀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이 레스토랑의 옥외광고물은 북측 길을 쳐다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었고 덴마크인 역시 오른손잡이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위의 정보에 따르면 레스토랑 앞이나 북측 길에 모든 광고를 집중시켜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연구 결과를 따라 하면 이 레스토랑의 광고효과는 매우 작다. 왜냐하면 교차로의 남측 길에 코펜하겐에서 가장 유명한 마켓이 자리 잡고 있으며 대부분의 보행자는 그 시설을 이용하러 오기 때문에 동쪽에서 접근할 때부터 왼쪽인 남쪽을 보며 걷는다. 그러므로 이 레스토랑의 광고는 남측으로 길을 건너기 위해 교차로에 서 있는 보행자들이나 마켓을 이용하려고 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전면적인 광고를 해야 한다. 현대 경제학의 주류로 떠오르는 행동경제학의 기본적인 전제는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다’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인간이 합리적인 선택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시사할 뿐이지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정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모든 사례는 전부 다른 경향을 보이는 비합리적인 환경을 가지고 있고 인간은 그 환경에 따라 또 다른 비합리적인 행동과 평가와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

할리데이비슨

광고의 소리라고 하면 단연 CM 송이 떠오를 것이다. 이는 별도의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CM 송의 힘이 매우 강력하다는 것은 업계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바이며 소비자들도 수십 년 된 CM 송을 기억하고 그 향수를 추억한다. 하지만 CM 송 외에도 강력한 광고효과를 내는 소리가 있다. 바로 소리로 브랜딩을 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일상에서 보편적으로 들을 수 있는 소리를 사용하거나 자사 제품만의 특별한 소리를 설계하여 누군가 그 제품을 사용할 경우,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한마디로 일상생활 속에 광고를 집어넣어 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과자 부서지는 소리의 도리토스와 썬칩, 말발굽 소리와 닮은 할리 데이비드슨의 엔진소리, 청량한 물소리와 탄산 소리의 스프라이트 등이 대표적이다. 인간은 시각적인 정보보다 청각, 촉각, 후각, 미각적인 정보를 더 오래 기억하기 때문에 이 방법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알리고 제품과 서비스를 오랫동안 기억하게 만드는 매우 강력한 방법이다.

Δ 던킨도너츠 향기마케팅 영상

광고와 향의 조합으로 긍정적인 성과를 만든 케이스도 있다. 2012년 한국의 던킨도너츠 광고는 칸 국제광고제에서 동메달을 수상했다. 던킨도너츠는 도넛뿐만 아니라 커피 역시 던킨도너츠의 브랜드로 각인시키기 위해 한가지 실험적인 광고를 시행했다. 버스에 소리를 인식할 수 있는 센서가 부착된 커피 향 스프레이 디퓨저를 장착하고 버스 내에서 던킨도너츠 광고와 함께 던킨도너츠 브랜드 음악이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면 커피 향을 분사하도록 설계하였다. 그 결과, 디퓨져가 설치된 버스가 지나가는 버스정류장 앞 던킨도너츠의 방문객이 16% 증가하였고 커피 매출이 29% 증가하였다고 한다.

페디그리 사료향 스티커
https://adarena.wordpress.com/2006/02/07/new-media-pedigree-aroma-stickers/

페디그리는 2005년 네덜란드에서 강아지 사료 향이 나는 스티커를 제작하여 애완동물 가게나 슈퍼마켓 앞에 부착하는 광고를 한 적이 있으며 니베아는 독일의 영화관에서 니베아 광고영상이 나오면 니베아 선크림 향을 영화관에 분사하는 방식의 광고를 시도한 적이 있다. 영화관람 후 나오는 관객들에게 설문 조사를 한 결과, 니베아의 광고를 향 없이 본 관객들보다 니베아의 광고를 향과 함께 본 관객들이 515% 더 니베아 광고가 영화상영 전에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고 한다.

매일 우리에게 노출되는 광고의 수가 상상 이상으로 많은 것처럼 우리는 상상 이상으로 시각 이외의 감각을 통해 정보를 입수하여 처리하고 평가하며 살고 있다. 아직 인간의 감각을 자극하여 자신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각인시키는 방법은 앞으로 발전할 소지가 다분하며 이는 차별적인 광고를 만들어내는데도 적용할 수 있다. 대신 연구 결과를 공식처럼 따르거나 이를 근거로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제안을 하는 전문가의 의견을 따르는 것은 멀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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