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로 나의 볼륨을 높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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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륨을 높여라!

(Pump up the volume, 1990)

 

 미국 10대들의 고민과 반항을 소재로 1990년 개봉한 영화의 제목입니다. 유사한 이름(볼륨을 높여요, 저작권 문제와 방송 문화상 반말 제목을 하기 어려워서?)의 라디오 프로그램도 있죠. 저는 이본 씨가 진행했던 라디오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알아보다 보니 현재도 같은 이름으로 방송 중이더군요!

 

영화 ‘볼륨을 높여라 (1990)’

영화 볼륨을 높여라(Pump Up The Volume, 1990) 주인공 마크는 새로 전학 간 학교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고 항상 혼자 밥을 먹으며 외톨이로 학교생활을 하는 외로운 방황하는 고등학생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아버지가 전에 살던 동네의 친구들과 연락하라고 무선통신장비를 사주었는데 이 장비로 마크는 방송을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방송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외로움과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고민과 속내를 털어놓는 대나무숲에서의 외침 같은 것이었죠. 그런 방송이 입소문을 통해서 알려지기 시작하며 그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지역의 또래 학생들 사이에서 아이돌이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칼 같은 군무와 만들어진 노래를 하는 요즈음의 아이돌이 아닌 진짜 우상이 되었던 것이죠.

 마크는 나 혼자  지껄인다고 생각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방송을 듣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소통을 하기 시작하고 이 소통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마크도 친구들을 친구들도 마크를 알게 되고 서로 닮은 구석이 많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면서 소통은 곧 행동으로 이어졌습니다.

 마크의 혁명적인 1인 방송 영화가 등장한 지 30년이 지난 지금 바야흐로 콘텐츠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말도 잘 못 하는 꼬마 아이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서 돈을 벌고, 평범한 직장인이 취미 삼아 쓰는 글이 출판되어 작가가 되거나, 인터넷에 연재한 만화가 영화로 제작되는 모습이 이제는 낯설지가 않습니다.

1990년에 선언하기에는 위험한 발언.mark

지금부터 저는 다양한 콘텐츠 중 팟캐스트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번 회에서는 팟캐스트의 개념과 우리나라 팟캐스트 시장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팟캐스트?

팟캐스트는 애플의 휴대용 음악 재생 기기인 아이팟의 영문 명칭인 iPod의 Pod과 방송의 영어단어인 Broadcast의 Cast를 합성한 단어입니다. 즉, 아이팟으로 들을 수 있는 방송이 팟캐스트였던 거죠. 물론 오디오콘텐츠에만 제한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는 거의 오디오 콘텐츠를 지칭하고 저도 앞으로의 글에서 팟캐스트라는 용어는 오디오 콘텐츠로 제한해서 사용하겠습니다.

 

우리나라의 팟캐스트 시장

우리나라에서 팟캐스트의 공급과 수요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것은 2000년대 말경으로 보입니다.

특히 2011년 4월 시작된 정치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가 정치,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팟캐스트라는 콘텐츠 형태가 더욱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방송인이 아닌 4명의 개인이 제작한 ‘지대넓얕’ 이라는 팟캐스트는 사회적으로 인문학 열풍을 일으키는데에 한몫을 하고, 2017년 8월 종영했음에도 팬들이 기존 방송을 반복하여 청취하면서 2020년 2월 현재까지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략적인 시장 규모를 파악해보기 위해서 팟캐스트 호스팅 업체인 팟빵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9월 기준 팟빵에 개설된 방송 채널 수는 약 24,000개로 등록된 에피소드가 168만 개가 넘는 규모입니다. 또한 팟빵 앱 다운로드 수는 약 4백만 회로 월 방문자 수(MAU)는 2백십만 회, 월 전체 청취 시간은 1천5백만 시간을 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의 제작 주체

현재 방송되는 팟캐스트들을 보자면 방송사, 전문 기업(MCN : 다중 채널 네트워크 등), 개인이 제작하는 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미 콘텐츠 제작의 노하우와 기술 그리고 자본을 가진 방송사에서는 제작된 방송을 팟캐스트 플랫폼에서 동시 유통하면서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방송이 정치인, 연예인 등 사회 저명인사이고 방송의 질도 높아서 웬만해서는 아주 높은 청취율을 자랑합니다.

기업형 팟캐스트도 있는데 팟캐스트 플랫폼인 팟빵에서 제작하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대표적이고 그 외에도 콘텐츠 제작을 주 비즈니스 모델로 하는 기업에서 제작하는 팟캐스트 역시 방송사에 버금가는 제작방식과 품질을 무기로 수준 높은 팟캐스트가 제작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적으로는 압도적으로 우위를 차지하는 개인 팟캐스트가 있습니다. 개인으로 시작하여 기업화된 경우도 있지만, 스튜디오를 빌려서 제작하는 경우도 있지만, 집이나 회사 등 스튜디오가 아닌 장소에서 간단한 장비로 쉽게 제작하는 방송도 많아서 콘텐츠 품질은 앞서 방송사나 기업보다 떨어지지만, 굉장히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가 제작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왜 팟캐스트인가?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위시하여 바야흐로 영상의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 왜 팟캐스트를 이야기 할까요?

영상 콘텐츠에 대한 공급과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지배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영상은 영상이고 음성은 음성입니다. 물론 비디오 콘텐츠를 화면을 안 보고 듣기만 한다면 오디오 콘텐츠가 되겠지만, 오디오 팟캐스트는 그 속성이 영상과는 전혀 다른 콘텐츠로서 지향하는 방향이 다르고 또 달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팟캐스트의 특징들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방송 길이

단정할 수 없지만, 유튜브 비디오 콘텐츠는 보통 10분 내외가 적당하다고들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팟캐스트는 회당 40분에서 1시간 분량의 콘텐츠가 많고 오히려 짧은 콘텐츠를 지양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아래 그림은 팟빵의 종합순위 상위 10개 채널의 최근 5개 방송의 평균 방송길이 입니다(2월 19일 기준). 짧게는 26분부터 길게는 1시간 51분까지 나타나고 있고, 10개 방송의 전체 평균은 63분에 이르고 있습니다.

물론 각 방송들이 딱 한 가지 주제만을 방송하지는 않겠지만 비디오 콘텐츠에 비하면 깊이 있게 충분히 주제를 다루는 것이 팟캐스트의 생리라고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그림3] 팟빵 상위 10개 채널 평균 방송길이

팟캐스트를 듣는 상황

집계된 통계자료는 없지만, 저 개인적으로도 오랜 시간 팟캐스트 콘텐츠 소비자이고, 현재는 제작자로서 그동안 청취자분들의 반응을 경험적으로 보면 팟캐스트는 주로 영상을 시청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소비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아래와 같은 상황들이 팟캐스트를 듣게 되는 상황이라고 생각됩니다.

  1. 설거지 등 집안일 할 때
  2. 운전할 때 (특히 장거리이거나 막힐 때)
  3. 사람이 아주 많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손을 쓸 수 없이 서 있을 때)
  4. 잘 때

 

어떤 방송이 제작되고 누가 듣나?

팟빵 종합순위 상위 20개 방송의 카테고리 분포를 살펴보면 20개 중 시사가 8개로 전체 40%인데, 방송국 다시 듣기 4개 방송 중 3개가 시사 방송으로 약 60%에 가까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기 있는 팟캐스트의 상위권은 시사 방송이 많고, 팟빵 이용자의 56%가 남성, 44%가 여성인데 연령대는 30대가 38%, 40대가 32%로 많습니다. 50대의 경우 15%의 비율로, 10대(5%)와 20대(10%)를 합친 것과 같은 비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인기 방송의 카테고리와 이용자층의 분포는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림4] 팟빵 상위 20개 방송 카테고리 분포
콘텐츠는 '소통 - 공감 - 행동'의 흐름을 가질 때 살아 있는 강력한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즉, 내 생각을 피력하고 그에 대한 상대방의 의견을 받는 소통, 그전에는 알지 못했던 비슷한 서로의 내면을 이해하게 되는 공감, 그리고 소통과 공감의 과정에서 얻게 된 동기를 통해서 실행하게 되는 행동. 음성, 영상, 글, 그림 등 모든 콘텐츠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되었을 때 만나게 되는 흐름일 것입니다.

필자는 2017년 ‘데이터지능’ 팟캐스트 제작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2018년부터 현재까지 ‘김정준의 야구수다’, ‘데이터홀릭’, ‘스타사짜’ 팟캐스트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라는 콘텐츠가 어떻게 제작되어서 성장하는지 직접 경험한 내용을 공유해서 많은 분들이 좀 더 쉽게 팟캐스트를 경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리즈를 시작했습니다. 내용에 대한 문의는 댓글을 남겨 주시거나 billiekorea@gmail.com으로 이메일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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