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 10월호 매거진에서 졸저 <반퇴시대 나침반>을 리뷰하면서 우리의 예상보다 빨리 찾아올 수 있는 반퇴에 대한 준비를 얘기한 바 있다. 오늘 살펴볼 책 또한 우리가 상식적으로 지닌 ‘일’에 대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했는데, 책에서 다루는 범위는 일을 넘어서 인생 전체를 아우르는 큰 주제이다. 즉,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일 외에도 삶의 기반이 되는 다양한 자산과 예상 시나리오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저자 린다 그래튼은 30년 넘게 조직과 인적자원에 대한 연구를 해온 석학이자 경영사상가로서, 5년 전에 일의 내용과 환경의 변화를 예측한 <일의 미래>라는 책을 펴냈는데 이번에는 일을 넘어 전 생애를 예측하는 책을 낸 셈이다.

이 책에서는 각 세대를 대표하는 가상의 인물 3명이 등장한다. 1940년대에 태어난 잭, 1970년대에 태어난 잭의 아들 지미, 1990년대 말에 태어난 지미의 딸 제인이다. 이미 은퇴를 한 잭은 기존의 전통적인 삶을 살아온 세대를 뜻한다. 특히, 전형적인 3단계의 삶인데, 20대까지는 교육을 받고, 60대까지는 직업을 갖고, 그 이후로는 퇴직 이후의 일상을 보낸다. 이미 잭 이전에 수십 년간 그런 삶이 계속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 아들 지미에 이르면 이미 삶은 바뀌기 시작한다. 지미는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 그의 아버지와 같은 3단계 삶을 예상했으나, 현재는 어떻게 삶이 바뀔지 예상할 수 없다. 여기에 그의 고민이 있다. 그래서, 그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해 봐야 한다. 어떻게든 아버지와 같은 3단계를 살 것인가, 과도기를 거쳐 또 다른 일에 도전할 것인가. 문제는 3단계라 하더라도 100세 시대를 고려하면, 은퇴가 너무 이르다는 것이다. 전 생애의 1/3이나 되는 퇴직 후 삶의 경제적 기반을 충분히 만들기에는 직업을 갖고 있는 기간이 너무 짧다.

20대에 접어드는 제인은 40대에서 출발하는 아버지보다 오히려 제약이 적다.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녀는 결혼의 시점을 조정할 수도 있고, 직업을 여러 차례 바꿀 수도 있으며, 남편과 동등하게 경제활동을 맡을 수도 있다. 자신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탐색하고, 노년까지도 일을 계속하며 자아실현의 길을 갈 수 있다. 하지만, 그녀의 이전 세대와는 다르게 결정해야 할 변수가 너무 많다. 그만큼 더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해야 한다.

각 세대별로 차이는 있지만, 100세 인생을 위해 검토해야 할 자산들이 있다. 첫 번째는 일생 전체의 재정계획과 관련된 유형 자산이다. 두 번째는 가격을 매길 수 없는 무형자산인데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직업을 지속하게 하는 지식이나 기술에 해당하는 생산자산, 정신이나 육체의 웰빙과 관련된 활력 자산, 자기인식이나 수용태도와 관련된 변형 자산이 그것이다. 전통적인 3단계에서는 20대까지의 교육을 바탕으로 수십 년간 특별한 재교육이나 과도기 없이 직장생활을 하고 퇴직을 맞았다. 이제는 삶의 각 시점에서 자신이 보유한 자산을 점검하여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구체적으로 우리의 미래를 조망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각종 통계자료와 사회학자의 이론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특히, 후반부에서는 돈과 시간과 인간관계의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고 계획을 세울지 다루고 있다. 물론,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지는 않겠지만, 단계별로 검토해야 할 자산들과 인생에서 살펴야 할 중요한 의미들을 꼼꼼히 짚어본다. 그래서, 누구든지 이 책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시나리오를 만들어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서문의 마지막에 이런 얘기가 나온다. 과거가 미래를 예측해 주지 않고, 제약보다는 선택이 중요하며, 현재의 직업을 미래와 연결하고, 길어진 삶을 저주가 아닌 선물로 바꾸고 싶은 사람을 위해 책을 썼다고 한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다시 서문을 보니, 나도 그렇게 적극적으로 삶에 우뚝 맞서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이 리뷰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도 미래의 삶을 새롭게 볼 수 있는 기회가 전달되었으면 한다.

글 | 김용현
자기설계연구소 대표
삼성전자에서 20년을 근무한 뒤 미래가 불안한 직장인들을 위해 개인의 성장을 돕는 삶을 선택했다.자기탐색, 역량개발, 진로설계강의 및 상담을 하고 있다.
andrewkim20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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