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정대리가 3년차야?
그 정도면 일도 잘 하지, 싹싹하게 부서 적응도 잘 하던데
왜 일을 그만 둔다고 그럴까. 잘 좀 설득해 보면 안되니?”

회사 창립  초창기 멤버이자 여직원들의 맏언니.
결혼과 육아에도 큰 무리없이 직장 생활 잘한다고  소문이 자자했던 정대리이다.
그런데 얼마 전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워낙 업무 능력이 탁월했고, 힘든 잔무도 싫은 내색 없이 척척 해내던 직원인지라, 윗선에선 왜 회사를 그만두려하는지 우선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결정할 문제라 판단을 했다. 솔직히 정대리는 회사에 필요한 인재다. 이러한 연유로 인사과에서 내부 상담 일정이 잡히게 되는데……

직원이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냉정하게 따져보면 딱 두가지로 구분된다. 첫번째는 지금의 회사 시스템이 싫어서,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내가 이 회사의 업무를 넘어선 또다른 일을 해보고 싶어서 일 것이다.

정대리는 어떤 문제였던 것일까?

내부 상담 담당자의 목표는 ‘회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였다. 위의 두가지 이유 모두에서 회사도 직원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터닝 포인트가 분명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술 심리 전문 강사 오희정의 제안 - 라인을 이용한 자아상 그리기

현재 기업에서 찾는 미술심리 프로그램 중 가장 관심이 많은 분야는 바로 스트레스 관리이다. 그간  조직의 체계가 쫀쫀할수록 직원의 스트레스를 본인 내면의 문제로 터부시 되었지만, 현재는 유능한 직원의 감성 및 사회적 관계에서 오는 다양한 스트레스가 조직의 업무 생산능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많은 이론을 통해 알려졌다.  

정대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미술심리 프로그램을 꼽자면,엄지척 올려 ‘라인을 이용하여 그리는 자아상 그리기’ 일 것이다.

방법은 제목 그대로 종이에 자신의 전신- 즉, 머리부터 손, 발 모두- 을 진한 펜으로 그리는 것이다. 어떤 모습을 그리면 될까?  현재 자신의 상태를 가장 잘 표현하는 포즈 그리고 얼굴 표정을 그려보는 거다.

외각을 그리고 나서는 요즘 신체적으로 힘들거나 아픈 부분 혹은 만족스럽고 자랑하고 싶은 부분을 색으로 표현해 보도록 한다. 그리고 오른쪽 왼쪽을 나누어 현재 생각하는 긍정적인 말, 부정적인 말들을 질문에 맞추어 적는다.  

정대리의 그림은 대략 이러하다.

그림 속 정대리는 만성피로를 업고 있고, 대출과 학원비- 카드값을 양손에 들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머리 속으로는 당장 오늘 저녁반찬에 대한 걱정과  당장 피곤하니 자고 싶다는 욕구, 그리고 자꾸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 있는데, 피하고 싶은 장소가 바로 ‘센터장님 옆자리’였다. 왠지 모두 공감할 것 같은 부분이지 않은가?  이처럼 정대리는 요즘 일상 안에서도 경제적인 고민과 함께 당장 퇴근 후 찾아오는 피로감이 상당해 보인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면서 나누었던 얘기중에는, 이러한 정대리를 힘나게 하는 것이 있었다-그것은 바로 가족들과 팀원들의 응원! 어쩌면 정대리의 사직서는 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응원받지 못한 결핍에서 오는 최후 통첩이 아니었을까?

그림을 그리던 정대리는 자신이 측은해 보인다고 한참을 슬퍼했다. 그리고 말을 이어 나갔는데, ‘그림을 그리다보니, 늘 술자리에서 동료들한테 말하던 푸념보다도 자신의 상황이 훨씬 더 정확히 인식된다’고 말이다.  정대리는 곧 눈빛이 맑아졌다. 이런 문제가 있었는지도 몰랐다니…. 너무 그간 막연하게만 생각해서 문제가 커진 것 같다고. 이런 상태로 회사를 그만 두었다면 얼마나 아찔했었을까 싶다고 했다.

인사과 담당자는 정대리의 자아상을 매개로 나눈 상담을 토대로 정대리 개인의 팔로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면, 한 직원의 성장 뿐 아니라 회사에서도 사 손해를 감수하지 않을 수 있단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기에 구체적으로 적을 순 없지만, 인사과에서는 사원 복지 차원에서의 솔루션으로 정대리의 사후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회사가 나에게 뭘 해줄 수 있나?
회사는 내가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는걸 깨달아라.
회사의 누군가는 직원의 ‘하지 않는 말’을 듣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이제는 회사에서 당신의 현재 이미지를 표현하는 것에 충실하길 권한다.

*이 글의 ’정대리’는 미술심리 프로그램에서 만난 한 직원을 모델로 캐릭터화 하였음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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